FELTÖLTÉS ALATT
라디오
020815 KBS 해피FM_표인봉 이동우의 라디오가 좋아요
020815 SBS 러브FM _JTL의 기쁜 우리 젊은날
2002/08/15/목 [SBS 라디오] " 최화정의 파워타임"녹음
시간 : 오후 4시
[SBS TV] "8.15 특집" 방송
시간 : 오후 1시
[KBS 라디오] "라디오가 좋아요" 생방송
시간 : 오후 9시
[SBS 103.5] "기쁜우리 젊은날"생방송
시간 : 오후 10시
SBS LOVE FM 기쁜우리젊은날
keoru
http://blog.daum.net/keoru/847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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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J
via ㆀR.U.rainㆀ[알유레인]
TBJ
via ㆀR.U.rainㆀ[알유레인]
TBJ. 가을광고。'I WISH TBJ GIFT' 화보촬영
tbj 가을 광고 촬영story...fotó hiányzik
KEY WORD : ALL MY WANT-GIFT
NEW-STYLE OUR STAR
CONCEPT : I WISH TBJ GIFT
STYLISH한 LIFESTYLE
나의 옷과 함께 소품도 스타일링의 일부가 된다.
트랜드가 가미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 스타일리쉬한 모습과 가장 바라는 선물의 이미지를 TBJ의 이미지로 치환.
STORY..
이지 (EASY)와 모던 (MODERN)함을 기본으로 여러가지 캐주얼 트랜드를 발 빠르게 제시하였던 TBJ가 2002년 가을에는 빅스타 3인을 모델로 기용하여 가을 광고 촬영을 하였다.
그 3인의 빅 스타는 이미 정상급 남자 배우로 또, 가장 패션어블한 연예인으로 정평이 아있는 착한남자 "차태현"과 순수와 깨끗함이 매력적인 모델출신 신세대 배우 "신민아" 그리고 폭발적인 정열과 카리스마가 있는 가수 나쁜남자의 "비"가 그 주인공들..
이 개성있는 스타들은 TBJ의 가을컨셉인 'I WISH TBJ GIFT' 를 훌륭히 소화하며, 촬영에 임하였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며 가장갖고 싶아하는 것을 주제로 그와 알맞는 소품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였으며, 또 기존에 어떤 촬영에서도 보지못한 세명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먼저 차태현은 펑키한 스타일링과 말썽꾸러기 강아지 "만화 바우와우"에서도 나온 불테리어와 촬영을 하였으며, 신민아는 신비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그리고 비는 로멘틱하고 달콤한 남자로써 변신을 시도했다. 광고의 비주얼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노출될 예정이다.
출처.....http://www.tbj.net/ . forrain
"오렌지" 김정훈 대신...비를?? UN팬들 불만
via ㆀR.U.rainㆀ[알유레인]
fotó hiányzik
신인가수 비가 SBS TV 청춘 시트콤 '오렌지'(연출 이용해)로 연기에 도전하는것과 관련, 'UN'의 김정훈 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비는 8월 말부터 '오렌지'에서 라이프 가드로 등장, 본격적인 연기에 도전할 예정.
그러나 '오렌지'에는 '꽃미남' 김정훈이 오래전부터 고정출연하고 있었기에 팬들은 "김정훈을 빼고 비를 투입하는게 아니냐"며 제작진을 향해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김정훈 팬들은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UN의 모습을 그나마 '오렌지'에서 보는것으로 만족하고 있었기에 한참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비의 출연이 그다지 반가울리가 없는 것.
어느 김정훈 팬은 "UN 팬들이 그동안 '오렌지'의 시청률을 올리는데 한 몫했다. 그런데 지금와서 김정훈 대신 비를 넣겠다니 황당하다"며 제작진을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정훈이 '오렌지'에서 중도 하차 한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없습니다.
"김정훈이 학업을 위해 8월까지만 출연하기 때문에 김정훈 대신 비가 투입된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제작진은 아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김정훈 팬들과 비의 팬들이 '오렌지' 게시판에서 자신의 스타를 위한 항변을 계속하고 있어 자칫 팬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루넷 편집국).나쁜남자 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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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J 브로마이드 수정
via ㆀR.U.rainㆀ[알유레인]
퍼갈땐 출처 밝히고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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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tbj 가을 광고 촬영story...[사진 포함]
KEY WORD : ALL MY WANT-GIFT
NEW-STYLE OUR STAR
CONCEPT : I WISH TBJ GIFT
STYLISH한 LIFESTYLE
나의 옷과 함께 소품도 스타일링의 일부가 된다.
트랜드가 가미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 스타일리쉬한 모습과 가장 바라는 선물의 이미지를 TBJ의 이미지로 치환.
STORY..
이지 (EASY)와 모던 (MODERN)함을 기본으로 여러가지 캐주얼 트랜드를 발 빠르게 제시하였던 TBJ가 2002년 가을에는 빅스타 3인을 모델로 기용하여 가을 광고 촬영을 하였다.
그 3인의 빅 스타는 이미 정상급 남자 배우로 또, 가장 패션어블한 연예인으로 정평이 아있는 착한남자 "차태현"과 순수와 깨끗함이 매력적인 모델출신 신세대 배우 "신민아" 그리고 폭발적인 정열과 카리스마가 있는 가수 나쁜남자의 "비"가 그 주인공들..
이 개성있는 스타들은 TBJ의 가을컨셉인 'I WISH TBJ GIFT' 를 훌륭히 소화하며, 촬영에 임하였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며 가장갖고 싶아하는 것을 주제로 그와 알맞는 소품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였으며, 또 기존에 어떤 촬영에서도 보지못한 세명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먼저 차태현은 펑키한 스타일링과 말썽꾸러기 강아지 "만화 바우와우"에서도 나온 불테리어와 촬영을 하였으며, 신민아는 신비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그리고 비는 로멘틱하고 달콤한 남자로써 변신을 시도했다.
광고의 비주얼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노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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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목표달성토요일'의 TBJ 썬캡!!
MBC "목표달성토요일""천생연분"코너의 모자벗기기게임에서 전 출연자들의 TBJ 썬캡을 착용한 컷들이다. TBJ 모델이기도 한 "나쁜남자"비의 모습도 함께 만날수 있다.
MBC 목표달성 토요일 "천생연분"코너의 모자벗기기 게임에서 전 출연자들의 TBJ썬캡 착용 컷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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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평론] 트리플크라운 - 상반기의 신인들
아직 2002년 상반기가 끝나려면 한달정도 남았다고는 하지만, 연예계 상반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이 폴란드를 이기기까지 했으니 연예계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이번주에는 올 상반기에 데뷔한 각 신인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기로 했다. 설마 이 월드컵열기속에 새롭게 등장할 신인도 없을테니 말이다(상반기 정리는 하지 않겠다. 어차피 겨울-봄 연예가정리를 합치면 그게 상반기 연예가 정리가 되는거니까).
우선 가요계의 신인들은 한마디로 '눈물겨운' 투쟁을 해야만 했다. 신인이 나오건 말건, 노래가 아무리 좋건말건 대체 대중이 관심을 기울여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MP3? 그나마 MP3로라도 들으면 다행이고, 대부분의 신인들은 케이블 TV에서 몇번 뮤직비디오 방영되고, 오락 프로그램에 몇번 출연하다가 SBS '호기심 천국'같은 곳에 '실험용'으로 출연하면 그게 막방이 되곤 한다. 옛날에는 가요프로그램 열심히 출연하고, 동시에 쇼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쇼오락프로그램의 자리가 축소됐고, 그 자리는 이미 몇 년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가수들의 몫이다. 지금은 옛날처럼 신인들에게 끼를 발휘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알려야 산다
그럼 방법은? 대중이 알 수 있도록 이벤트를 벌이는 수 밖에. 악동클럽과 박경림의 성공은 현재의 대중이 신인들을 바라보는데 있어 음악에 앞서 인지도와 이벤트에 대한 흥미성을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이벤트가 안된다면 리치처럼 뮤직비디오를 기발하게 만들어서 화제가 되는 방법도 있고, 휘성처럼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서태지나 신승훈같은 거물들에게 인정받는 방법도 있다. 어찌됐건 알려야 한다. 알려야 대중이 조금이라도 돌아보고 음반을 사는 것이다. 이런 이벤트를 쓰지 않은 가수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앨범중 하나가 이미 알 사람은 다아는 작곡가 하림의 가수 데뷔 첫 앨범이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대중들은 구태여 알지 못하는 신인의 앨범을 사는 모험을 거의 감행하지 않는다. 타이틀곡 'More than words'가 어느정도 괜찮은 성적을 내고서도 현재는 이상하게 쏙 들어가버린 5tion을 보라.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부터 쌓아온 가수들은 '어쨌건' TV에 얼굴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기회를 보장받지만, 음반'만' 내놓는 가수들은 늘 그 다음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이벤트성 홍보가 불가능하다면 그 다음 생각해볼 것은 일단 TV에 어떻게든 많이 출연시키는 것이다. 그룹의 한 멤버, 혹은 솔로가수가 음악프로그램들보다 오락프로그램에 '훨씬' 많이 출연시키면서 어떻게든 자기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이다. K-POP을 보라. 그들, 혹은 주영훈의 K-POP 알리기 전략은 정말 너무 불쌍해서 눈물겨울 정도다. K-POP은 주영훈이 출연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더불어 유빈은 잠시 MBC "뉴 논스톱'에까지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장나라의 기적은 그와 그가 소속한 그룹에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POP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결국 그들은 앨범 판매량은 저조했어도 K-POP이라는 이름을 알리는데는 성공했고, 유빈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만드는데도 어느정도 성공했다. 어떻게든 TV에 살아남기만 하면 그나마 다음 앨범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 심태윤은 코믹한 가사를 담은 '뭡니까'라는 노래와 더불어 케이블 TV에서의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성공, 그것이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애정만세'로 이어지면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벤트를 기획할 기획능력이나 자본이 없으면 가수가 '끼'라도 있어야 살아남게 된 셈이다.
소녀가 좋아 ?
다만 여자 가수들은 여기서 조금 예외적인 존재이다. 어쨌건 지금도 여전히 여성 그룹들은 그 숫자가 부족하다. 물론 SES와 베이비복스, 핑클은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그들이 '성인'그룹이 되는 사이 다시 깜찍발랄한 여성그룹들의 숫자는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수요를 채운 것이 밀크와 슈가이다. 이들은 케이블 TV의 VJ와 숱한 음악프로그램 출연, 그리고 공중파의 온갖 쇼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하면서 다나와 죠앤등의 어린 여성 솔로가수등과 함께 귀엽고 발랄한 여자아이의 캐릭터가 필요한 모든 곳에 출연하며 이제는 빠지면 허전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는 남성 그룹이 쉽지만 일단 데뷔하기는 여성그룹이 훨씬 쉽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증명했다고 해야할까.
또한 이들은 SES와 핑클이 데뷔당시 고교생에서 대학생 사이, 혹은 곧 성인이 될 것 같은 어느정도의 성숙함을 지닌 소녀그룹의 모습으로 데뷔했다면, 이들은 밀크의 첫 싱글 'Come to me'에서 볼 수 있듯 더욱 발랄하고 귀여운, 그리고 더 어려진 소녀들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연예인을 희망하는 소녀들의 나이는 점점더 어려지고, 어설픈 성숙함을 내세웠다가는 선배그룹에 비교될 리가 없으니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까. 또 JTL의 'A Better Day'에 코러스를 넣어 이름을 알린 뒤 최근 데뷔한 LUV나 YG의 첫 번째 여성그룹으로 음악이나 스타일에서 다른 그룹들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는 SWI.T처럼 기존의 소녀 그룹들과는 컨셉을 달리하면서 유명 뮤지션, 혹은 기획사의 후광을 적절히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한쪽이 소녀그룹이 갖고 있는 발랄함으로 승부했다면 한쪽은 여성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 다시한번 살펴볼만한 부분이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그럼 만약 이런 기획력도 없고 어리고 예쁜 소녀도 아니며 뒤에 뭔가 내세울만한 후광도 없다면? 그럴때는 일단 드라마 OST에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다. '겨울연가'로 잠시나마 화제를 모았던 류나 '위기의 남자'의 김동욱, 그리고 '로망스'의 'Promise'를 부른 Be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아니면 유미처럼 '2%'같은 CF의 삽입곡으로 데뷔하든가 말이다. 그러면 앞의 가수들처럼 캐릭터는 강하지 못하지만 노래는 충분히 알릴 수 있고, 실질적인 음반 판매량은 오히려 이쪽이 나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들이 2집 앨범에서도 이정도의 호응을 얻게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Real' R&B ?
그리고 '위기의 남자' 김동욱과 연결되어, 올해 상반기의 신인들을 내놓은 기획사들은 다시 '보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는 듯 하다. 올해 상반기의 유행을 주도한 하나의 흐름은 R&B였다. 그것도 '슈퍼 보컬리스트'에 음악의 포커스를 맞춘 R&B말이다. 리치와 5tion이 성공할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R&B의 느낌만 남겨놓은채 한국의 보컬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깔끔한 팝음악으로 만들어놓은 이런 한국식 R&B가 계속 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뒤에 연이어 나온 보컬리스트들은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진한' R&B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림으로부터 시작되어 The One, 휘성, 김동욱, 그리고 비등으로 이어진 이 남성보컬들의 흐름은 한국에서도 굵고 강한 목소리를 바탕으로한 파워넘치는 R&B곡을 선보였다. 박효신만 가능할줄 알았던 것이 갑자기 '일반적'인 목소리가 되어버린 것 같은 현상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노래는 톤이나 고음처리만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중 누가 정말 제대로된 진짜 보컬리스트인지는 이들의 활동에 따라 점점 밝혀지게 될 것이다.
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언급된 가수들중 하림 정도를 빼고, 과연 TV의 힘이나 이벤트의 힘을 빌리지않고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부각시킨 신인가수가 있는가? 그나마 아직 쇼 오락프로그램에는 많이 출연하지는 않는 블랙비트? 하지만 그들이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듯 싶고, 그들역시 TV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아직 음반도 못낸채 활동하는 신인 아닌 신인들, 혹은 프로인척하는 아마추어들 빼고, 과연 '양질의 음악'과 '활발한 콘서트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신인가수가 과연 존재하는가? 음악시장이 줄어들수록 사람들은 이전의 유명도에 집중하고, 이는 음반뿐만 아니라 콘서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가수는 콘서트마다 매진이지만 신인들은 콘서트 한번 여는 것도 대단한 모험이 되고, 트라이포트홀은 결국 재정상의 문제로 문을 닫았다. 그래서 기획사는 소수를 제외하면 더욱더 TV에 매달릴 수 밖에 없게 되고, 스스로 TV의 영향력을 증가시켜준다. TV가 독점한다기보다는 스스로 다른 가능성을 제거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과연 신인들이 '인지도'의 '늪'에 빠지지않고 조금더 '시간'을 두고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적어도 지금의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기획사는 그런 것을 '기획'하라고 있는 곳일 것이다.
일단 띄워
반면 드라마와 영화쪽에서는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신인들, 혹은 아직 덜 알려진 배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팽창하는 영화수요는 이제 더 이상 정해진 톱스타만으로는 영화 만들기가 불가능해졌다. '집으로'처럼 아예 예외적인 경우는 빼더라도, '울랄라 시스터즈'나 '일단뛰어', 혹은 '해적, 디스코왕되다'같은 영화들에 이병헌이나 정우성을 출연시킬 수도 없는 일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들은 작품선택에도 신중하니 드라마 제작진들과 영화사들은 모험을 해서라도 과감한 캐스팅으로 당장 출연시킬 수 있는 젊은 스타들을 발굴해야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SBS '화려한 시절'의 형제, 지성과 류승범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슬슬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이들은 드라마가 진행됨에 따라 전혀 상반된 이미지로 CF와 드라마를 싹쓸이하기 시작했다. 특히 류승범은 영화감독인 형 류승완과의 관계, 그리고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결합되 순식간에 CF와 영화계 양쪽 모두에서 주목받는 스타가 되었고, 결국 임은경과 함께 영화 '품행제로'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형이 만든 단편영화로부터 시작해 그 이미지를 공중파로 끌고 온 다음 다시 메이저 영화에 진출한, 참 잘자란 꿈나무라고 해야할까. 또한 지성역시 '화려한 시절'에서의 이미지를 잘 간직하면서 순식간에 연기력을 갖춘 차세대 스타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꽃미소의 힘
또한 이들이 아니더라도 올해 상반기는 유독 젊은 남성 스타들이 많이 등장한 시기였다. 몇 년전에는 'N세대'스타라는 이름아래 전지현이 '재발견'되고, 김효진-김민희-이요원-김정화등의 차세대 여성 스타들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물론 전지현을 제외한다면 가장 성공한건 결국 장나라였지만) 심은하-전도연-고소영이후 비어있던 10대후반-20대초반 여성 배우들의 공백을 채웠다면, 이번에는 이제 30대로 연령대가 올라간 현재의 남자 톱스타를 대체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신인 남성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 몇 년동안의 N세대 여성스타들이 그랬듯 가능성을 인정받으면 곧바로 고속도로를 달리듯 쾌속질주하며 성장하고 있다. 중요한건 현재의 실력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스타로 다듬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니까. MBC 시트콤 '연인들'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정진은 불과 몇 개월만에 SBS '나쁜 여자들'의 주연급으로 올라섰으며, 동시에 영화 '해적 디스코왕'의 주연이 되었다. 권상우도 마찬가지다. SBS '지금은 연애중'으로 단번에 인기스타가 되더니 영화 '일단 뛰어'를 통해 영화계 신고를 마쳤다. 1-2년전만해도 TV스타가 영화계에 진출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기도 했지만, 이런 신인들에게는 오히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남성 신인들중에는 그 누구보다도 김재원이 있다. CF 모델과 '보는 사람은 미치게 봤던' 드라마 MBC '우리집', 그리고 SBS '인기가요'등을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정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며 열성팬을 만들어 나가던 김재원은 MBC '로망스'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단번에 MBC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의 차인표나 KBS '겨울연가'에서의 배용준과 같은 신드롬을 일으키는 남성스타로 부각받고 있다. 원래 스타를 출연시켜서 그들의 이미지에 기대는 것이 트랜디 드라마의 속성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트랜디드라마야말로 '환상적'인 캐릭터를 가진 신인 스타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다시한번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로망스'가 끝나면 아마도 김재원은 CF와 또다른 드라마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다. 여자 신데렐라 못지않은 남자 신데렐라의 엄청나게 빠른 성공기라고 해야할까.
반면 여성 신인 스타들은 딱히 눈에 띄지 못했던 것이 올해 상반기이다. 이미 장나라 김정화등 '뉴논스톱'의 멤버들은 작년부터 스타였고, 위의 신인 남성 스타에서 볼 수 있듯 올 상반기의 드라마들은 신인 캐스팅에 있어 여자보다 남성에게 관대했다. 여성은 핑클의 성유리나 이진의 경우처럼 이미 유명한 가수들을 연기 신인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남성 신인들은 김재원, 혹은 '뉴 논스톱'의 최민용처럼 신인급 연기자들을 그대로 썼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들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김재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최민용역시 이진이 '뉴 논스톱'에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사이 그녀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조용히 커나갈 것이니까. 또한 이진과 성유리, 그리고 SES의 유진과 샤크라의 려원등 가수출신 '신인' 연기자들역시 배역을 적절히 조절한 탓인지 비교적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신인 여성배우의 입지를 더욱 좁게했다. 그나마 SBS '명랑소녀 성공기'의 한은정이 아니었다면 올 상반기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합쳐 가장 인상적이었던 신인은 '집으로'의 김을분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What ? What ? What ?
한쪽은 넘쳐나는데 나갈 곳이 없어서 문제고, 다른 한쪽은 없어서 못만든다. 그럼 결론은? '재밌는 영화' OST의 루씨처럼 OST를 통해 가수를 데뷔시킬까? 아니면 신인가수들은 앞으로 무조건 연기도 같이하게 할까? 이제 신인 가수를 데뷔시키는 기획사는 돈이 많거나 기막힌 기획이 없다면 소속가수를 연기학원에 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신인 연기자를 키우는 기획사는 언제쯤 '기념'이나 '인기몰이'용으로 만들 앨범한장을 위해 노래연습을 시키고 말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거지?
글 : 강명석(LENNON@hitel.net)
http://www.freechal.com/triplec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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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평론] 트리플크라운 - 김조한, 박효신, 휘성, 환희의 공통점..
한국에서 흑인음악을 한다는 것은 다른 장르의 음악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스타일의 문제일뿐만 아니라 '신체조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누구도 록이나 팝음악을 '백인음악'이라고 하지도 않고, 그들의 보컬 톤과 비슷한 보컬을 내는 것을 이상형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록보컬이라고 한다면 한국에서는 임재범이나 전인권등의 보컬이 여전히 가장좋은 보컬로 인정받을만큼(이후 이들을 능가하는 록보컬이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 한국 록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한국 보컬리스트중에도 좋은 보컬리스트들이 나왔고, 그들이 우리식 록의 표준을 어느정도는 제공하고 있다.
물론 예전부터 외국 록보컬을 모델삼아 연습하는 보컬리스트들이 많았고, 크래쉬의 보컬리스트 안흥찬이 나왔을때도 세풀투라나 슬레이어의 이름이 언급되곤 했지만 그것은 그들의 보컬을 무작정따라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만큼의 파워를 갖춘 보컬의 등장을 환영하는 것에 가까웠다. 여전히 한국의 록음악은 해외 록음악으로부터의 주체성 찾기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그들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는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다.
R&B Korea
그런데 흑인음악, 혹은 한국에서의 R&B는 다르다. 흑인음악은 우선 '흑인'음악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만큼 타고난 조건이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음악이다. 백인이 흑인창법을 구사하면 플러스알파가 되지만, 반대로 흑인이 백인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고해서 그게 '좋은점'이 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들어본 기억조차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에 건너와서 '흑인음악을 잘 소화하는 것'이 곧 '흑인에 최대한 가까운 보컬'을 소화하는 것이 되고 말았다. 흑인을 연상시키는 진한 보컬, 흑인을 연상시키는 애드립, 흑인을 연상시키는 고음처리... 한국적인 흑인음악을 내세우기에는 흑인보컬들의 위력은 너무나 대단했고, 이 때문에 한국에서 본격적인 흑인음악이 성공한다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일처럼 생각되기도 했었다. 특정 장르가 성공하려면 일단 비슷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여럿 나와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랩이라면 모를까, R&B나 소울에 있어서 '제대로' 흑인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타고난 보컬을 가진 보컬이 드물었으니 흑인음악이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김건모가 스티비원더의 노래를 부르면서 가끔씩 그 갈증을 달래주는 것이 대중이 접할 수 있는 '흑인 비슷한' 보컬의 한계였다.
그런데 그런 한계는 솔리드, 정확히 말하면 김조한의 등장부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솔리드와 솔로활동시절을 거치면서 김조한이 한국의 대중음악계에 끼친 영향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김조한정도'의 진한 색깔이 있는 보컬이라면 조금 '얇은' 보컬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국인이 흑인음악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R&B가 타고난 톤뿐만이 아니라 보컬의 기교, 특히 애드립에 따라 많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김조한이니까'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계는 김조한이 보여준 이 두가지 가능성에 따라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R&B스타일의 보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조한에 이어 등장한 박정현의 존재는 정말로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이른다. 물론 김조한 - 박정현정도의 보컬이 나오기는 지금도 힘들지만, 록이나 기타 장르에 비해 훨씬 대중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이 '보컬중심의' R&B를 기획사들이 놓칠리 없었던 것이다.
유영진과 박진영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영진과 박진영에 의해 길러진 일단의 아이돌 스타들의 보컬이었다. 김조한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계에 흑인음악의 스타일을 알리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했던(물론 부정적인 역할도 꽤 많이 했다. 특히 유영진!) 이들은 정반대의 방법으로 R&B 보컬의 몇가지 스타일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선 유영진은 자신이 작곡한 곡에서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R&B 곡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트레이닝을 시킨 보컬에게 '유영진 창법'이라는 약간의 비아냥섞인 말을 들을정도로 같은 창법을 연습시키면서 R&B의 영향을 받은 보컬들을 대중적으로 쉽게 파고들게 만든다. 물론 이들 의 보컬이 흑인과 같은 톤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유영진은 'R&B처럼' 보컬을 들리게 하는데 창법에 의한 애드립과 비음과 목을 강하게 사용함으로서 일반적인 톤보다 진한 색깔을 내는 보컬을 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물론 여기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고음처리가 들어가는 것도 필수적이었다), 그것을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 응용하면서 이런 R&B 스타일의 보컬을 고음처리에서 보다 강한 느낌을 연출하거나(신화나 HOT에서 신혜성과 강타의 솔로부분을 생각해보자), 반대로 발라드곡에서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는데 사용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유영진의 트레이닝을 받은 보컬들은 고음처리와 애드립에 능숙하여 대중들에게 확실한 포인트를 주는데는 성공했지만 그후로 한참동안은 각자의 보컬에 대한 개성문제를 비판받곤 했다. 각 보컬리스트가 가진 고유한 톤에 R&B의 '필'을 입힌 것이 아니라 R&B의 스타일중 하나를 정해놓고 거기에 보컬을 맞췄으니 같은 트레이닝을 받은 보컬들이 모두 비슷한 보컬을 가졌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박진영은 음악적인 스타일자체를 흑인음악을 따르면서 보컬자체도 그런 흑인음악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톤을 가진 보컬들을 발굴하고, 거기에 보다 '박진영이 해석한 R&B'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god의 김태우와 진주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이들은 심한 애드립이나 매우 높은 고음을 자주 소화하면서 기량을 선보이기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원래 자신이 가진 톤을 최대한 끌어 내면서 강한 호소력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SM에 비해 목소리자체의 톤은 구분이 됐지만, 문제는 박진영이 만드는 곡의 스타일에서 보컬리스트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god의 앨범들에서 김태우가 자신의 솔로를 부를 수 있는 부분은 곡 스타일마다 큰 차이가 없다.
물론 SM도 비슷비슷한 곡들이 많았지만 유영진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여러 장르를 합치거나(물론 그러다가 '하이브리드'가 아닌 '이상한 무엇'을 만들기도 한적도 있고, 표절도 한적이 있지만) 댄스부터 R&B, 록등을 오가면서 비교적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든데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작곡자들이 참여해 보컬의 '쓰임새'를 다양하게 했다. 그러나 자기 스타일의 흑인음악에 주력한 박진영의 음악은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나타나는 보컬의 일부분, 즉 하이라이트에서 나타나는 창법이 김태우의 경우에는 그룹인 god의 음악에서 그 부분만 더욱 두드러지면서 두 보컬의 유사성'만'을 더 확실하게 드러내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한쪽은 보다 보컬리스트들 각자의 개성찾기가 필요했고(그리고 최근의 SM소속 보컬리스트들은 이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상당부분 각자의 색깔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유영진과 환희와 강타는 이제 '창법'은 비슷해도 그 '색깔'은 확실히 다르다), 다른 한쪽은 자기자신의 창법도 창법이지만 새로운 작곡가를 찾아야할 필요가 있는 R&B 보컬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룹 멤버들의 개성문제는 오히려 R&B보컬이 '교육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흑인음악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보컬트레이닝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어느정도의 소질이 있는 보컬에게 R&B '창법'을 가르킬 수 있고, 그것이 상당한 대중적인 파급력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신인 보컬들이 얼마나 노래를 잘부르는지를 확인하는 지표가 되어버렸다. 보다 고급스러운 톤에 능숙한 고음처리, 그리고 화려한 애드립을 가지고 있을수록 좋은 보컬이 되었고(물론 이런걸 할줄아는 보컬일수록 좋은 보컬이 될 가능성이 많기는 하다), 한국에서의 R&B는 무엇보다도 '보컬'의 문제가 되었다. 곡이 아무리 좋아도 그걸 소화할 보컬이 없다면 헛것이 되고 말았고, 그 보컬의 기준은 보다 흑인에 가까운 느낌을 가진, 보다 진한 톤에 화려한 기교를 능숙하게 해내는 보컬이었다.
박효신의 등장
이는 특히 2000년과 2001년에 나온 두장의 앨범, 바로 박효신과 진의 앨범에 의해 나타난다. 박효신의 보컬은 말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꿈에 그리던' 매력적인 보컬을 가지고 있었다.
'흑인처럼' 강하고, '흑인처럼' 진한 보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는 정작 자신의 앨범에서는 그다지 많은 R&B곡을 하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R&B 보컬로 알려지며, 자신의 앨범 수록곡 외에는 국내에서 인기있는 흑인음악의 명곡들을 부르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진은 사운드로만 봐서는 당시 나온 앨범들중 가장 충실한 R&B음반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보컬은 자신이 만든 R&B트랙을 소화할만큼 좋지 못해서 결국 이렇다할 반응도 모으지 못한채 묻어버리게 되었다(개인적으로 왜 진의 곡이 god 4집에 단 한곡도 수록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정말 뒀다 국끓여먹으려는건지...;;). 한국에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R&B란 전체적인 음악의 스타일이나 느낌보다는 결국 보컬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한국 R&B의 스타일은 2001년을 기점으로 조금 변화하기 시작한다. 바로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이 'R&B같지않은 R&B'로 엄청난 인기를 모은 것이다. 보컬만 들어보면 그냥 팝같은데 웬지 R&B같은 느낌이 나는 곡, 깔끔하면서도 R&B의 색깔이 나는 곡들이 한국에서도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한국 대중음악계의 현실적인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타개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까지 박효신같은 보컬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데다가 한국인들이 이제 슬슬 국내와 해외의 곡을 통해 R&B가 무엇인지 알아나갔던데다가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에서도 우타다 히카루로부터 일본식 R&B가 대중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미국의 그것과는 또다른 R&B 스타일을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한국적인 R&B ?
그러니 한국이라고 안될 것이 있나. 브라운 아이즈에 이어 리치와 오션, 그리고 수록곡의 일부에서 살짝 드러난 것이긴 하지만 원타임의 대니와 조PD 앨범에서의 wassup등이 팝과 R&B의 경계에선 음악들로 보컬보다는 오히려 사운드적인 분위기로 R&B의 느낌을 전달하기 시작했고, 특히 조규찬의 앨범은 R&B가 꼭 '지르고 꺾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발라드적인 감성과 R&B를 섞은 새로운 무엇도 또다른 R&B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전의 R&B보컬들이 진한 색깔을 내세웠다면, 이들은 거기에 팝적인 색깔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R&B의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 팝의 깔끔함과는 또다른 약간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보컬로 대중에게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여기서 요즘 다시 R&B의 주도권이 '흑인같은' 보컬에게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리치와 오션등이 더 이상의 히트 후속곡을 내지 못하고 있고, 조규찬의 새 앨범중 가장 사랑을 받은 곡은 '진짜 R&B'라고밖에 할 수 없는 브라이언 맥나잇과 함께 부른 'Thank you'나 처음 발매한 정규앨범의 수록곡중 가장 보컬의 능력이 두드러졌던 'Baby Baby'같은 곡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브라운 아이즈를 제외하면 지난해 R&B 앨범중 가장 성공한 것은 결국 여성보컬중에는 성량이나 톤의 색깔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윤미래의 앨범이었다. 다양한 R&B도 좋긴 하지만 대중은 '가능하다면' 보다 흑인에 가까운 톤을 가진 보컬을 선호했던 것이다. 물론 그런 보컬들이 부른 음악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대중의 선호도는 역시 R&B 사운드나 R&B적인 느낌이전에 '잘부르는' 보컬에 더욱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등장한 것은 일단의 '하면 된다' 정신으로 트레이닝된 '박효신의 라이벌들'이었다. 아예 흑인처럼은 안되지만, 한국인도 트레이닝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파워풀하고 진한 음색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었다. 비나 휘성이나 The One이나 모두 원래의 보컬은 지금과 같은 톤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꾸준한 트레이닝을 통해 전혀 다른 음색으로 자신의 보컬을 바꾸었고, 그 보컬톤 하나만으로도 음반시장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한국의 대중들, 혹은 음반 기획사와 가수들 본인들 마저도 여전히 R&B를 보컬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흑인과같은 굵고 진한 멋진 보컬을 가졌을 때 제대로된 R&B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부분적으로 사실이다. 사실 흑인이 부르면 그게 흑인음악이 되는 것이니까 흑인 비슷한 보컬을 가지고 그와 비슷한 필을 낼 수 있다면 흑인음악에 근접한('흑인'음악이므로 흑인을 제외한다면 누구도 완벽한 '흑인'음악을 만들어낼수는 없다. 다만 흑인음악보다 좋은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낼수는 있어도 말이다) 음악을 만들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도 휘성의 'Intro'나 'You are the only one'같은 곡들은 그런 필이 잘 살아 있어서 좋아하기도 하고, 이번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앨범에서 환희가 보여준 굵고 시원한 보컬톤은 이런 박효신이나 휘성과 같은 보컬리스트들이나 SM소속의 보컬리스트들이 가지게되는 정형성 양쪽에 속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장점을 잘 발전시킨 듯해서 앨범을 리뷰할 때 매우 좋게 듣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렇게 R&B의 스타일을 보컬에 한정시키면서 결국 R&B라는 음악의 가능성, 보다 다양한 흑인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가 막고 있다는 것이다. R&B는 팝과도 섞일수 있고, 댄스와도 섞일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보컬의 스타일은 음악적인 스타일만큼이나 다양해질 수 있다. 하지만 보컬 중심으로 R&B를 판단하고, '흑인같은' 보컬을 모범으로 삼고 따라가려는 분위기아래에서는 결국 '흑인 비슷한' R&B음악을 만들고 부르는데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중요한건 왜 흑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가지고 R&B라는 장르의 음악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감성과 스타일은 무엇인지 알고 새롭게 우리식으로 응용하는 일이다. 보컬톤이 아무리 흑인같다고 해서, 그리고 그 보컬이 아무리 애드립을 많이 쓴다고 해서 평이한 발라드가 R&B 곡이 될 수 있는가?
무엇으로 부를 것인가, 무엇을 부를 것인가
또, 정말 R&B 스타일의 곡들을 흑인에 최대한 근접한 보컬이 부른다해도 그런 식의 음악들을 유행따라 여러 가수들이 비슷비슷하게 부른다면 그것이 한국의 대중음악시장에 이익이 될리는 없다. 브라이언 맥나잇이 있으면 알 켈리도 있고 맥스웰이나 마이클잭슨도 있듯, 흑인 보컬은 R&B내에서, 그리고 R&B적인 요소를 다른 음악에 응용하거나 아니면 R&B와 별 상관없는 음악들을 통해 자신들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리고 보다 다양한 대중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일들을 개발해낸다. 하지만 흑인과 비슷한 보컬리스트의 발굴과 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추는 한국은 '흑인'음악을 바탕으로한 '한국'의 음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막말로 대중이나 기획사나 어느 한쪽이 그럴 의지가 있었다면 조규찬의 앨범이 늘 찬밥신세가 되었다가 이번 앨범에서 그나마 그가 '흑인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런 보컬의 문제는 '어쩌다보니' R&B의 톤을 갖게되는 보컬리스트의 표현폭을 크게 줄인다는 것이다. 가정이지만, 만약 한국인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데 목소리는 흑인보컬에 근접한 보컬을 가진 가수가 나왔다면 그는 과연 무슨 음악을 해야하는가. 목소리에 따라 장르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감성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조절해나가는 것이다. R&B, 더 나아가서 흑인음악에 대한 관점을 보컬에 두면 우리는 계속해서 흑인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감성까지도 최대한 비슷하게 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해도 그렇게 되면 우리는 늘 그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은근슬쩍 '수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중요한건 목소리나 사운드톤같은 지엽적이고 눈에 띄는 부분이 아니라 왜 그런 것이 R&B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고, 거기에 깔린 그들의 감성과 음악적인 특징을 우리의 감성과 스타일속에 용해시키는 것이다. 한국 R&B는 몇 년사이 상당한 발전과 이제 발라드, 댄스, 그리고 R&B라고 해야할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획득했지만 R&B의 '리듬'과 '블루스'가 무슨 리듬이고 블루스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 보컬만 같아도 R&B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전부다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 분명한 사실 아닌가.
하지만 진짜 아이러니는 이런 한국식 R&B의 문제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R&B라는 장르는 상당히 행복한 축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양한 성격의 보컬리스트들이 등장하고, 그것이 대중에 의해 걸러지면서 뚜렷한 대중적인 선호도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R&B라는 장르가 '전문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에서 해당 가수의 팬이나 그 장르의 매니아외에 가수 개개인의 보컬이나 여러 보컬들의 스타일에 따라 대중들이 그 음악적인 성격을 나눌 수 있는 장르가 얼마나 있는가. 또 대중의 취향에 따라 보컬의 스타일이 민감하게 변할 수 있을만큼 많은 자원이 있는 장르는 또 얼마나 있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R&B, 혹은 흑인음악은 지금 현재 한국에서 다른 어떤 장르들보다도 한국적인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양한 감성을 표현해낼 수 있는 보컬들이 많이 '준비'되어있고, 록이나 테크노같은 장르들과 달리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과연 이 '보컬리스트'들을 가지고 '무엇'을 표현할지 결정한 뒤의 얘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글 : 강명석(LENNON@hitel.net)
http://www.freechal.com/triplec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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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평론] 트리플크라운 - 도전과 응전, 봄 연예가 정리
via 레인메이커 → Rain In My Heart
이번주로 2002년의 봄은 확실히 끝나고, 봄의 종료와 함께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연예계는 일종의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처럼 축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적어도 한달동안 한국은 월드컵이외의 그 무엇도 큰 관심을 모으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월드컵과 맞서지 않기위해, 그전에 승부를 보기 위해 각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던 것이 올해 봄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장르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결과로 드러났다. 2002년의 영화계가 월드컵을 앞두고 신나는 '축하 세레머니'를 하며 번영의 정점으로 치달았다면, 월드컵이라도 이용해서 어떻게든 '생존'해야 했던 것이 음반업계였던 것이다. 1999년부터 서서히 대등해지기 시작하고 2000년과 2001년을 지나면서 완전히 역전된 영화시장과 음악시장의 관계는 올해 봄을 맞이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게 된 듯 싶다.
영화의 번영, 음악의 쇠퇴
단지 관객수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영화계는 양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에서도 영화계는 음악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 봄의 영화계만큼 한국 영화계가 화려했던 시기가 있었는가? 올해 봄 영화계의 특징은 봄에 어울린다고 해도 좋을만큼의 화려하고 다양한 작품들로 이뤄진 개봉 라인업이었다. 지난해를 휩쓴 조폭영화들로부터 시작된 일단의 코미디 영화들은 올해에도 조폭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대신 보다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로 점점 예민해지는 관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시작했다. 여전히 '네발가락'같은 작품도 제작되고, '양아치'를 다룬 '정글쥬스'나 요즘 한창 잘나가는 젊은 남자배우들을 내세워 만든 가벼운 코미디 영화 '일단뛰어', 그리고 이미숙을 중심으로 김원희-김민-김현수-김보성등의 'TV 연기자'들이 모인 '울랄라 시스터즈'같은 영화도 나왔고, 이 영화들은 이전처럼 시끌벅적하게 개봉되지 않고 비교적 조용히 극장에 등장해서 적당한 성공과 적당한 실패를 기록하며 사라져갔다. 작년까지의 한국 영화들이 개봉하는 영화마다 대부분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 엄청난 홍보전과 작품성에 상관없는 관객몰이를 했다면, 올해는 그 거품이 조금은 빠지고 대신 더 싸고 빠르게, 그리고 적당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들이 드디어 '제대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듯한 느낌이다. 한국영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관객의 취향과 시장의 요구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영화들만 있고, 이런 영화들만 성공했다면 심히 걱정할만한 일이었겠지만, 요즘 한국영화의 화려함은 이런 영화와 동시에 '생활의 발견' - '복수는 나의 것' - '집으로'로 이어지는 '작가주의 3부작'들이 함께 개봉되고, 언론은 물론 관객들의 관심도 이쪽에 더 크게 집중된다는데서 나온다.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은 이전보다 조금 더 많은 관객을 모으면서 여전히 각종 영화매체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고, '복수는 나의 것'은 '메이저' 자본과 배우와 감독이 만나 얼마나 '잘만든 마이너'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 '저주받은 걸작'이 되었으며, 이정향감독의 '집으로'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와 스타한명 등장하지않는 캐스팅으로도 올해 최고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영화사는 대중성뿐만 아니라 작품성을 생각하는 영화를 함께 만들고, 관객들역시 자신의 감성에 맞는다면 대규모의 마케팅이나 영화의 외적인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과감하게 7천원을 투자한다. 영화계로서는 모두가 꿈에 그리워하는 시절이 돌아온 셈이라고 해야할까.
또한 이런 한국영화계의 번영은 단지 작품의 숫자와 관객수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보다 다양한 기획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고, 작품성으로 볼 때 실패 할만도 했지만 '버스, 정류장'은 적절한 캐스팅과 루시드폴의 음악, 그리고 17세와 32세의 사랑을 앞세우면서 애초에 '틈새' 관객을 노리는 영화였고, '결혼은 미친짓이다'역시 요즘 관객들의 사고방식을 잘 반영하면서 대중성은 물론 각 영화언론매체에서 주목할만한 논쟁거리를 이끌어내며 전국 100만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영화계에서는 아직 신인이라고 해야할 이나영과 조승우를 내세운 '후아유'역시 3D 채팅이라는 소재에 요즘 젊은이들의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기획으로 특정 관객층을 뚜렷하게 노리고 있다. 여전히 스타 캐스팅이나 대대적인 마케팅을 동원해야할 영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반대로 캐스팅이나 연출보다는 오히려 프로듀서의 기획을 통해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와 감독을 찾아 안정적인 제작비와 완성도를 보장할 수 있는 영화들도 하나둘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 영화계는 늘 거론되는 스타기근과 새로운 감독의 발굴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올 봄에 개봉한 영화중 흔히 말하는 영화계의 톱스타가 출연한 영화는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정도이고, 나머지 영화들은 모두 신진세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영화계는 철저하게 안정적인 영화에만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번 돈을 적당하게 새로운 곳에 투자함으로서 자신들의 시장을 지키고,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영화의 시장확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도 나타난다. 패러디 영화인 '재밌는 영화'는 이제 한국영화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또 어떤 틈새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 예이고, 5월 31일 개봉하는 '묻지마 패밀리'는 장진감독아래 '필름있수다'의 감독과 연기자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의 역량을 가볍게 '테스트'하면서 그들 스스로를 홍보하는 일종의 컴필레이션 음반과도 같은 기획 영화이다.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진 신하균 - 임원희 - 류승범등의 연기자에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하는 박선영이 참여해 신인 감독들과 작업하면서 서로의 이름을 알리고, 나름대로 관객에게 쏠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직 개봉은 안됐으니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내릴 수 없겠지만, 한국영화계에서 이런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은 곧 한국영화의 시장이 이제는 한편한편에 목숨을 거는 상황에서 벗어난 정도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미래'를 위해 영화 한편을 '가볍게' 투자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는 단지 관객이 많고 적게 드는 문제가 아니라 제작자-감독-배우간의 관계가 잘 조율되어 있고, 보다 효과적으로 제작비를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는 한국영화계가 이제는 헐리웃 영화뿐만 아니라 국내영화사이의 경쟁에도 치열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흥행대작'이었던 '반지의 제왕'의 관객동원기록은 '집으로'에 의해 무너졌고, 기대를 모았던 '공각기동대'나 '배틀로얄'같은 일본의 화제작들역시 현재의 한국관객들에게는 관심밖이었다. '스파이더맨'이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기는 하지만 헐리웃 영화는 분명히 예전처럼 '절대권력'을 휘두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고, 한국영화는 이제 외부의 적보다는 오히려 내부의 라이벌과 싸워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과연 한국영화는 이런 내부의 경쟁을 과연 어떻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지금의 관객들을 안정적인 '영화팬'으로 만들 것인가. 한국음악은 100만장이 '우습게' 들리던 시절, 아예 팝시장을 죽이고 거의 독점체제로 가면서 당장의 트랜드에'만' 민감하게 대응하며 상업성에만 신경쓴 나머지 제반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음악들, 그리고 세대교체를 위한 신인들을 육성하지 못해 결국 당시의 소비자들을 안정적인 음악팬으로 만드는데 스스로 실패했다.
그렇다면 한국영화는 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시장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긍정적이다. 헐리웃시장은 팝과 달리 그렇게 한번에 줄어들 수 있는 시장도 아니기 때문에 한국영화는 늘 '죽도록' 노력해야 겨우 50:50의 시장 점유율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스스로 그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한국의 모든 대중문화장르중 해외진출에 가장 도전적으로 나서고 있고, 해외시장, 그것도 동남아가 아닌 미국-일본등에 정면으로 도전해서 성공하는 장르는 영화가 유일하다. '엽기적인 그녀'와 '무사', 그리고 '공동경비구역 JSA'와 같은 DVD 타이틀의 믿을 수 없는 완성도에서 볼 수 있듯, 불과 몇 년새에 자신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자각하고 DVD 시장에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로 한국영화다. 그리고 '취화선'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은 이런 한국영화의 성장세와 그 한국영화를 지켜낸 노장 영화인들의 의지가 빚어낸 멋진 결과물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비록 개인적으로는 좋아하기 힘든 영화지만, 평생을 영화에 몸바쳐 자신만의 예술적 성취를 이뤄낸 감독에 대한 칸의 화답은 임권택감독 개인에게는 물론이고, 이제 한국영화계가 '드디어' 세계시장의 흐름을 같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아무리 기뻐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시장의 상황은 눈깜빡할사이에 변하고, 현재의 영광에 도취될 때 그것은 미래의 쇠락으로 연결된다. 한국영화계는 그것을 늘 생각해야할 것이다. 바로 옆동네 대중음악계라는 반면교사가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돈을 벌까?
그럼 봄의 대중음악계는 어땠는가. 한국영화가 100만 200만을 얘기하는 사이 음악계는 10만 20만을 얘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에는 mp3라는 장애물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mp3가 가지는 유일한 긍정적인 역할인 '가수 홍보'에 쓸만한 신인들의 음반을 음악계가 거의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의 mp3는 모르는 가수들을 찾아서 듣고, 좋아서 음반을 사는 것이 아니라 TV에 나오는 가수들을 보고 그 노래들을 다운받은다음 '휴지통'으로 버리는 과정의 반복에 가깝다. 인디계열에서는 '아직도' 크라잉넛과 노브레인같은 그룹들정도만이 그나마의 시장성을 가지는 상황에서 거의 'TV에 나오는 신인의 수 = 메이저 음반업계 전체의 신인의 수'가 되어버린 지금 음반업계는 mp3를 통해 홍보라는걸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음반판매량이 높았던 시절에는 그것이 상관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음반시장은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그것은 결국 예전부터 시장개발을 게을리한 음반시장의 자업자득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당장 TV에 출연시킬 엔터테이너뿐만 아니라 그 뒤에서 음반을 기획하고 음반을 만들 인력들도 꾸준히 새로 수급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되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대중음악계 자체가 점점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과연 현재 한국에서 손꼽히는 프로듀서와 작곡가중 2-3년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20대 초중반의 인물이 몇이나 떠오르는가. 지금의 인물들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인물들만이 음반시장 전체의 컨텐츠를 제공하다보니 다양성이 떨어지고,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의 음악 마케팅을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가고 있다. 신인을 데뷔시키려면 무조건 센세이셔널 해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신인이라면 음악으로 서서히 대중에게 접근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대중에게 '이름'부터 알려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음악으로 이름을 알리는게 아니라 이름으로 음악을 알리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QOQ처럼 몇억씩 들인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하거나, 아니면 박경림이나 악동클럽의 경우처럼 TV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에서 신인들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 자체가 적극적으로 음악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또 그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을 만족시켜줄 새로운 음악 자체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처럼 홍보를 하지 않고도 그나마 통하는 것은 여전히 '비쥬얼'이 보장되고 여러 프로그램에 다양한 방법으로 출연시킬 수 있는 다나와 밀크같은 미소녀그룹들 뿐이다.
이러다보니 기존의 가수들은 더욱더 기존의 명성에 의존하는 방법, 그리고 음악외적인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봄철 음반차트를 휩쓴 SM의 가수들, 즉 SES-신화-보아-플라이 투 더 스카이로 이어지는 가수들의 음반은 일단 그 음악성여부를 떠나서 그들의 앨범이 나온다는 것자체가 프로모션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고, 이는 비단 SM뿐만 아니라 핑클과 J-WALK등 이미 충분히 유명한 가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앨범이 나오면 팬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앨범이 팔려나가고, 타이틀곡은 아무리 늦어도 2개월안에 차트 정상에 올라간후 무섭게 후속곡으로 바뀐다. 기획사의 기획 자체가 계속 꾸준히 활동하며 시장을 확장하는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존 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파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의 기획사들은 제작뿐만 아니라 점차 유통도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니 이런 빠른 판매전략은 더욱 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활동방식이 옛날에는 충분한 수익을 가져다줬어도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이렇게 팔아도 100만장을 팔 수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음악, 혹은 음반을 산다는 것에 대해 관심이 떠난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한 수익이 나오지도 않고, 또 앨범의 판매결과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의 가요계는 이것을 음악으로 정면돌파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인기를 다시한번 TV를 통해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제 가수들은 다시 7,80년대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더 많이 연기와 MC에 도전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장나라의 대성공에서 볼 수 있듯, 이제는 가수가 가수만 해서 성공하기 보다는 일단 TV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야 음반도 '함께' 팔리는 시대가 돼버린 것이다. SES의 유진은 서서히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고, 핑클의 멤버들은 솔로 활동에 보다 집중하고 있으며, 새로운 '뉴 논스톱'의 출연진에는 전문 연기자들 못지않게 가수들이 배치되어 있다. 물론 이런 와중에도 TV에 활동하지 않으면서도 '쏠쏠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가수들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제 TV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모두 다' 쇼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연기'와 'MC'까지도 해야 한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물론 그쪽에 재능이 있다면 그쪽에 나서는 것도 괜찮겠지만, 아예 음반이 어떤 한 엔테이너에게 있어 부수적인 요소가 된다면 음반업계는 존립기반을 스스로 깎아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연 가요계는 갈수록 줄어드는 가요계의 입지를 어떻게 역전시킬 것인가. 한국영화를 구원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후로 영화계에서 한국인의 트렌드를 다시 적극적으로 따라가면서 '접속'이나 '미술관옆 동물원', 혹은 '넘버 3'같은 영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렇다면 한국음악은 과연 지금 음반 소비자층의 생각과 정서를 따라갈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롤러코스터같은 성공사례가 '기획'에 의해 나오는 당연한 결과가 아니라 계속 '예외'적인 일이 되는한, 음반시장의 매너리즘과 쇠퇴는 계속될 것이다. 이건 아무리 월드컵송을 많이 낸다고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사람잡는 쇼 프로그램
그리고 이 매너리즘과 쇠퇴는 가수들이 자주 출연하는 쇼 프로그램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전국민을 TV앞에 모으게 했던 쇼 오락프로그램들은 어느새 15%의 시청률을 기록하기가 힘들어지고 있고, 이제 더 이상 쇼 오락프로그램에서 가요계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톱스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버라이어티 쇼의 시대는 점점 추억이 되고 있고, 시청률은 떨어진다. 이럴 때 쇼 오락프로그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음악계와 비슷했다. 뭔가 혁신적인 대안을 내놓든가, 아니면 더욱 센세이셔널한 방법으로 대중의 시선을 돌리게 하거나. 결국 오락프로그램들은 후자를 택했고, 그것은 시청률을 올리기는 커녕 연예인들의 안전사고와 더불어 비난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이미 한번 써먹은 수법을, 그것도 많은 비난을 받으며 사라졌던 가혹행위에 가까운 몸으로 때우기식의 코너들을 다시한번 등장시킨 순간, 오락 프로그램들은 더욱더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몸으로 때우기 아니면 대학 축제에서 해도 유치하다고 할것같은 잡다한 코너들을 TV에서 보여주면서 시청률이 오르길 기대한 것 자체가 안일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SBS '한밤의 TV 연예'나 MBC '섹션 TV 연예'등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들이 저지른 '사고'들 역시 매너리즘에 따른 시장악화라는 상황을 근본적인 해결책대신 센세이셔널한 방법으로 잠시 해결하려했던데서 나온 부작용인 셈이다. 이제 연예인들의 '충격고백'외에 TV의 쇼 오락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쇼프로그램의 입지가 나날이 좁아지면서 드라마의 위상은 더욱 강화되었다. SBS는 일요일에 무려 세시간 연속으로 드라마를 방영하는 파격적인 편성이 '유리구두'의 성공과 함께 정착에 성공했고, 트랜디 드라마의 시청률 한계선을 깨버린 '명랑소녀 성공기'의 '대박'은 가히 사회현상이 되어버렸으며, '김수현 VS 김수현'이라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낸 MBC '여우와 솜사탕'의 표절사건(법정에서 결론도 난 것이니 이렇게 말해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과 KBS '내사랑 누굴까'의 대결은 현재 각 방송사가 얼마나 드라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의 하나라고 해야할 것이다. 상징적인 의미에 가까운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를 빼놓는다면, 현재 방송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드라마이다. 아무리 월드컵시즌이 다가와도 드라마만큼은 어떻게든 방송하려고 하는 것이 요즘이다.
드라마제국
이런 드라마시장의 붐을 이끌고 있는 것은 SBS와 MBC의 트랜디 드라마들이다. SBS '여인천하'와 KBS '제국의 아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극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 '명랑소녀 성공기'는 장나라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 놓으면서 오래간만에 트랜디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MBC '위기의 남자'와 '로망스'는 불륜과 사제간의 사랑이라는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접근함으로서 드라마의 시작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고, 그러면서 '선물'의 악몽을 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들은 모두 기존의 트랜디 드라마를 전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뒤집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명랑소녀 성공기'는 트랜디 드라마의 캐릭터와 인물관계를 뒤집었고, '위기의 남자'는 트랜디 드라마에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담아 관심을 모았으며, '로망스'는 기존 트랜디 드라마의 흐름을 따르면서도 보다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재미를 주었다. KBS '겨울연가'가 트랜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모아서 20%중후반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그 한계를 보여줬다면, 봄에 시작한 트랜디 드라마들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트랜디 드라마가 나아갈 또다른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과 응전
결국, 모든 것은 얼마나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느냐하는 자세에 따라서 결정나는 것이다. 적어도 '메이저'라면, 그것도 돈이 '아주' 많은 메이저라면 당장 눈앞에 벌어질 몇 개의 실패에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대중문화는 단 한순간이라도 대중의 취향을 알아내려는 노력, 그리고 그것을 작품속에 반영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생각없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려는 순간, 그것은 보이지는 않지만 뚜렷한 쇠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월드컵 브레이크'뒤의 연예계는 과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까.
글 : 강명석(LENNON@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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